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 중인 통신업계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올 3·4분기부터 시작된 통신서비스 매출 감소가 내년에는 얼마나 가파르게 진행될지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는 게 통신업계 임원들의 고민이다.
18일 통신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올 4·4분기에 국내 통신 3사는 모두 적자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신회사가 일제히 분기 적자실적을 기록한 사례는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이 도입된 지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통신업체들이 현재 사실상 적자인 4·4분기 실적에서 이자비용이나 투자비를 장기비용으로 계산해 회계 장부상 흑자실적을 내놓을지, 적자실적을 솔직하게 공개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사실 지난 3·4분기에도 SK텔레콤, KT, LG U+의 이동전화사업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4분기에 2조7440억원의 이동전화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 3·4분기에는 2조713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KT의 3·4분기 이동전화 매출도 1조54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감소했고 LG U+역시 지난해 3·4분기 7381억원이던 이동전화 매출이 7363억원으로 줄었다.
■성장 전제로 짜놓은 정책 전면 수정해야
지난 1990년대 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통신산업이 20년의 호시절을 마감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통신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단순한 영업이익률 감소가 아니라 매출액 감소, 시장 축소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단순한 엄살이 아니고 숫자로 입증되는 현실에 닥쳐 있다＂고 어려움을 설명한다.
이 때문에 통신서비스 산업의 대규모 성장구조를 기반으로 짜놓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정책과 통신업계의 사업전략들을 전면 재수정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통신산업 매출 감소는 단기적 현상이 아니라 요금구조와 성장을 예상한 정책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여서 정책과 사업전략 수정의 시기를 놓치면 국내 ICT산업의 구조적 침체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ICT산업 한 전문가는 ＂한국 ICT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의 통신서비스 인프라 위에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국민성이 합쳐져 세계 최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통신서비스 산업의 위기는 SK텔레콤, KT, LG U+같은 기업들의 위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ICT산업 경쟁력의 위기라는 것을 정부와 사회가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작 문제는 내년… 매출 3조원 이상 축소
통신업계가 고민하는 심각한 문제는 내년이다. 지난해 41조원 규모를 형성했던 통신 3사의 매출 가운데 내년에 당장 눈에 띄는 것만 해도 3조원 이상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단 올 10월부터 적용된 이동전화 기본료 1000원 인하, 문자메시지서비스(SMS) 50건 무료제공의 요금인하 효과분 1조4164억원이 내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또 연간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SMS 매출이 내년에는 2000억원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이동전화 가입자 1인당 629건에 달하던 SMS 발송량이 올해는 483건으로 1년새 23.2%나 줄었는데, 내년부터는 매월 50건 SMS를 무료로 추가 제공하는데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같은 무료 모바일인스턴트메신저(MIM)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SMS 매출은 사실상 전무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예측이다.
올 3·4분기 통신3사의 이동전화 가입자 1인당 월평균 요금이 평균 3.4% 줄었는데 내년에는 4% 이상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요금인하 요구 재현?… ＂ICT산업 공멸＂
업계가 내년 통신시장을 걱정하는 이유는 내년이 총선과 대선이 겹쳐있는 ＇선거시즌＇이라는 이유도 있다.
최근 각 증권사들은 통신업체들의 내년 주가전망을 내놓으면서 ＂선거철 단골메뉴인 요금인하 규제 논의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통신산업이 급성장하는 시기에 통신업체들의 이익을 소비자에게 나누자는 요금인하 압력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통신업계뿐 아니라 고품질 통신망 위에서 형성된 단말기 생산,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개발 같은 ICT산업 생태계 전체가 공멸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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