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통신요금 인하를 놓고 정치권과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사들의 진통이 길어지고 있다.
당초 23일 오후 정부가 발표하려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이 24일 이후로 연기되면서 가입비 인하 및 기본료 인하 방안에 대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23일 ＂오늘 방통위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 발표는 없다＂고 공식 확인하고 ＂통신사업자와 국회 등과의 협의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예정됐던 당정협의는 4시30분 현재 열리지 않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실 관계자는 ＂오늘 당정협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간도 늦어졌고 협의가 더 진전돼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요금인하에 대한 사업자와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본료 인하 등을 요구한 한나라당과 협의할 알맹이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통위 역시 이날 이후 당정협의 가능성 및 시일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고만 되풀이했다.
◆업계 ＂강압적 요금인하 안돼＂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지난 19일 방통위 신용섭 상임위원의 방문 때 기본료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방통위나 통신업계는 기본료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당정협의의 쟁점으로 기본료를 마음 속에 두고 있지만, 실상은 논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방통위나 통신업계는 가입비도 인하가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양 측의 조율은 ＇가입비의 단계적 폐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통신사업자들은 스마트폰 모듈형 요금제, 단말기 등록의 블랙리스트화 등에 대한 부문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가입비 단계적 폐지 및 문자메시지 무료화, 기본료 인하 등 실질적인 수익과 직결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여 왔다. 기본료를 1천원 이하할 경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은 연간 6천억원 이상의 순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본료를 일부 인하하게 되면, 국민들은 인하혜택도 느끼지도 못하게 되는데도 통신사들은 막대한 수익감소를 겪어야 한다＂며 기본료와 문자 인하에 대해 사활을 걸고 막고 있다.
통신사 CEO를 역임한 통신전문가 이용경 창조한국당 국회의원도 이날 강압적인 통신요금 인하정책이 통신시장만 왜곡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용경 의원은 ＂통신요금이 낮아지는 것은 소비자들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합리적인 원가구조 분석과 사업자간 경쟁에 따른 자연스런 요금 인하가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으로 기획된 정부의 강압적인 요금인하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금처럼 일방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만들어 민간 사업자에게 통보하는 정책은 우리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위험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정협의 갈등 언제까지?
방통위의 기류를 보면 가능한 이번 주 내로 협의 및 합의를 본 뒤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협의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지난 주 당정협의를 거친 뒤 이날 인하방안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결국 한나라당이 원하는 요금인하 방안을 내놓지 못함으로써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그동안 방통위와 통신사들은 기본료 인하 및 문자메시지 무료화는 차후 협상 사안으로 삼고, 가입비의 단계적 폐지안에 대해 최종 조율을 해 왔지만 통신요금 인하가 ＇한나라당의 쇄신＇과 연계되는 모양새가 되면서 진퇴양난을 맞게 된 것.
이날 발표가 무산되면서, 가입비 인하안마저도 진통을 겪는 것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한나라당이 기본료 인하까지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통신사들의 추가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에 요금을 인하하더라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요금인하 압박을 받을 것을 아는 통신사들이 최대한 버티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이용경 의원의 지적처럼 한나라당이 통신요금을 정치적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당과금 도입, 데이터 요금인하 등 물가인상 속에서도 통신요금을 올리지 않았으며, LTE 등 추가투자 여력이 위축되지 않는 선에서 사회적 이해와 합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선거 패배와 물가상승 등의 책임을 통신사에 떠넘기려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의견수렴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직 결정난 부분은 없고, 언제 다시 발표할 것인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