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국내 고객들은 스마트폰을 원치 않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1천만 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 아이폰이 선보인 지 1년 4개월, 최초의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된 지 불과 1년 1개월 만이다.
SK텔레콤(이하 SKT)과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각각 500만 명과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KT의 스마트폰 가입자도 13일을 기준으로 37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통신 3사를 합치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970만 명을 넘어선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1월 말 현재 통신 3사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727만 명이었다. 불과 4달이 흐르기도 전에 25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이 새롭게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것.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달 중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1천만 명을 돌파할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 11월 말 이후로 3개월 반 동안 가장 많은 스마트폰 가입자를 유치한 곳은 역시 SKT다. 108만 명의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KT가 97만 명, LG유플러스가 38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가입자 점유율로 환산해보면 LG유플러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 가입자 점유율은 10.3%를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리수를 넘어섰다(11월 말 8.5%). SKT는 가장 많은 신규 가입자를 끌어모았지만 점유율 면에서는 지난 연말과 비교해 2.4% 감소한 51.5%를 기록했다. KT는 38.1%로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LG유플러스의 점유율 상승에는 신규 단말기의 역할이 컸다. 한 달 수만 명 수준에 불과하던 LG유플러스 스마트폰 가입자는 지난해 10월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원과 미라크 출시 이후 처음으로 한 달에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연말 옵티머스 마하와 베가 엑스를 출시하면서 매달 신규 가입자가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주파수의 문제로 외산 단말기를 출시하기 어려운 LG유플러스의 입장에서는, 국내 제조업체를 통한 전략 단말기 확보에 많은 공을 기울여야 할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저스틴(Justin, 코드명)을 4월 중 출시하고, 상반기 중에 삼성전자 갤럭시S 2를 출시하는 등 전략 스마트폰을 잇달아 선보이며 가입자 증가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주파수 문제로 LTE 인프라를 갖추기 전까지 외산 단말기를 선보이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SKT가 아이폰4를 출시하게 되면서 KT와 SKT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LG유플러스에게는 ‘딴나라’ 얘기다.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가입자 점유율을 전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인 17~18%대로 끌어올릴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SKT와 KT의 경쟁은 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변화의 계기는 이번에도 아이폰이다. 지난달 SKT가 아이폰4 출시를 선언한 이후 시장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예약 가입이 진행되고 있는 SKT 아이폰4가 얼마나 팔려나갈 것이냐는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다. 출시 시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만큼, SKT가 아이폰4로 신규 가입자를 다수 끌어 모으기보다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정도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SKT와 KT의 아이폰 가입자 유치 경쟁은 올 하반기 아이폰5가 출시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이에 앞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소원해졌던 KT와 삼성전자의 관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출시된 넥서스 S에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S 2가 SKT와 KT를 통해 동시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SKT에만 단말기를 공급해왔던 외산 제조업체도 속속 KT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SKT가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올인’하면서 이미 외산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HTC가 전략폰 디자이어 HD를 KT를 통해 출시한 것이 변화의 시작이었다.
이어서 SKT가 아이폰4 출시를 발표하자 모토로라는 전략폰 아트릭스를 SKT와 KT를 통해 동시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모토로라는 오랫동안 SKT에만 단말기를 공급해왔던 SKT 단골 고객이었다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1위 사업자인 SKT가 경쟁사와 비교해 항상 단말기 확보에서 우위를 가져갔던 것을 돌이켜보면 의미 있는 변화다.
KT는 그 동안 아이폰을 단독 공급하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다수 유치할 수 있었고, 기업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이제 아이폰 단독 공급이라는 장점은 사라졌지만, 아이폰을 선보이기 전과 비교해 단말기 확보 여건이 개선되며 SKT와 동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SKT가 아이폰 카드를 꺼내든 것은 스마트폰 경쟁에서 특정 단말기의 파워가 얼마나 강력한 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한 꼴이 됐지만, 동시에 이 카드는 앞으로 시장 판도를 단말기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사의 서비스 경쟁은 시작됐다. 이달 초 SKT가 아이폰4 출시 일정을 밝히며 한층 강화된 A/S 정책을 발표하자, 이에 긴장한 KT도 A/S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소비자들은 넥서스S에 이어 아트릭스와 갤럭시S 2, 아이폰 등 스마트폰 기대작을 SKT와 KT 모두를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됐으며, 단말기뿐만 아니라 통신사 서비스도 비교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정리해보면,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는 앞으로도 당분간 전략 단말기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입장이지만, 1, 2위인 SKT와 KT의 경쟁은 SKT 아이폰4 출시를 계기로 서비스 품질과 고객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1천 만 시대에 걸맞게, 통신사들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소비자 혜택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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