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2009년 이후 아이폰과 아이폰4의 국내 판매를 독점하던 KT가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아이폰4 출시 발표가 이뤄진 뒤에야 AS 강화 방침을 발표하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제멋대로식 AS 정책에 대해 ´제조사인 애플 소관´이라는 해명으로 일관하다가 SK텔레콤이 아이폰4 출시와 함께 기존 KT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AS 정책을 발표하자 뒤늦게 AS 개선책을 내놓은 것.
7일 KT는 아이폰 신제품 교환 기일을 기존 구입 당일에서 14일간으로 확대하고,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A/S센터를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AS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회사측은 ＂2011년을 ´고객서비스 혁신 원년´으로 선포하고 고객 불편사항은 물론 고객접점, 멤버십 등 고객서비스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아이폰에 대해서도 고객서비스 강화방안을 검토해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정황상 이같은 주장은 수긍하기 힘들다.
6일 SK텔레콤이 아이폰4에 대한 AS 정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점을 보면 KT 측의 개선책은 ´미리 검토됐다´기 보다는 ´다급하게 만들어졌을´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내용 역시 SK텔레콤측의 발표를 꼼꼼히 참고한 듯한 모양새다. 그동안 애플의 정책을 충실히 따라 제품 교환 기일을 하루로 제한했던 KT는 SK텔레콤이 신제품 교환 기일을 7일로 늘리겠다고 하자 이보다 긴 14일을 제시했다.
또, SK텔레콤측에서 애플 AS센터뿐 아니라 자사 공식 AS센터를 통해서도 제품 수리를 지원하겠다고 하자 KT도 AS센터 구축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고객의 AS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KT측의 발표도 전날 SK텔레콤이 발표한 ´우량 고객 대상 AS비용 연간 최대 10만원 할인´ 정책과 오버랩된다.
그러면서도 KT는 ＂불량제품의 교환·반품 등은 제조사 소관＂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선도사업자로서, 사업자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만족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라고 생색을 냈다.
아이폰 사용자들의 불만은 지난 2009년 11월 국내 첫 출시 이후 1년 4개월 동안이나 지속돼 왔다. 특히, 24시간 내 하자를 발견하지 못하면 교환이 불가능한 이른바 ´낙장불입(落張不入)´ 정책은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사실, KT측의 말대로 불량제품의 교환이나 반품은 제조사 소관이고, AS도 제조사에서 해주는 게 맞다. 그 때문에 아이폰 사용자들의 욕설도 이석채 회장보다는 스티브 잡스를 향했다.
하지만, 6일 SK텔레콤과 7일 KT측의 발표를 통해 알 수 있듯,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한다면 이통사가 그 일을 떠맡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진작부터 할 수 있었던 일을 ´독점체제´ 때는 나 몰라라 하다가 ´경쟁체제´로 돌입하자 황급히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은 소비자들의 비웃음을 살 만한 일이다.
아이폰 사용자 L모씨(31)는 ＂그동안 수많은 항의와 민원에도 불구하고 꼼짝도 안하던 KT가 경쟁사가 등장하고 나서야 AS를 강화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그러고도 생색은 있는 데로 내는데, 고맙다는 소리라도 해주길 바라는 건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일개 기업이 경쟁자 없이 특정 시장을 홀로 지배하는 것을 독점이라고 한다. 독점기업은 가격 결정에 있어 자기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함은 물론, 상품의 질이나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최소화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로, 다른 나라에서도 각기 반독점 관련법으로 기업의 독점을 규제한다.
물론, 아이폰은 수많은 스마트폰 중 일개 브랜드일 뿐이라는 점에서 과거 KT의 아이폰 독점은 일반적인 산업 분야에서의 독점과는 상황이 다르다. 당연히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만큼은 KT는 그동안 독점 기업이었고, AS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에 대해 1년 4개월에 달하는 독점 기간 내내 귀를 닫았다는 점에서는 독점 기업으로서의 횡포도 존재했다. 경쟁사가 생긴 이후 KT의 행동 변화가 그 증거다.
어떤 분야건 독점 체제는 위험하다. 비교 대상이 없는 상황에서 독점 기업 혼자 떠들어대는 ´이게 최선이다´라는 주장도 믿을 수 없다. 특히, 소비자를 배려하는 마인드가 부족한 기업이 ´독점´이라는 무기를 손에 넣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