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능력 가운데 하나가 인터뷰이(interviewee)가 하는 말을 빠르고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제품이나 전략 발표 행사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끊임없이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일대일 인터뷰나 대담에서는 참석자들이 하는 말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블로터닷넷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블로터포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포럼을 매끄럽게 진행하는 동시에, 참석자들이 전하는 주옥 같은 내용을 참석자 한 분 한 분의 특징과 말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려서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너 명의 패널과 기자들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동시에 대화 내용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대화가 쏟아지거나, 여차하다가 흐름을 놓치게 되면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포럼을 다 마친 후 기억을 떠올리며 미처 다 기록하지 못한 대화 내용을 ‘복기(?)’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수고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 면에서 기자 입장에서는 아이패드용 ‘오디오노트(AudioNote)’와 ‘사운드노트(SoundNote)’ 앱과 같이 녹음과 메모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여간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오디오노트와 사운드노트는 기본적인 기능이 거의 동일합니다. 노트 필기 기능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마이크로 주변의 음성을 녹음합니다. 두 앱이 유용한 이유는 메모와 녹음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정확하게 매칭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녹음과 메모를 마치고 다시 읽고 싶은 부분을 클릭하면, 그 메모가 작성된 시점에 녹음된 부분을 정확하게 찾아 들려줍니다.
필요하다면 드로잉 모드를 활용해 손가락이나 터치펜으로 간단한 그림과 도형을 그려 넣을 수 있습니다. 작성된 메모와 녹음 파일은 이메일이나 와이파이 공유 기능을 통해 손쉽게 다른 디바이스로 공유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지난 2월 10일 있었던 블로터포럼 당시, 오디오노트 앱을 활용해 포럼 내용을 기록해봤습니다. 아이패드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함께 활용했습니다.
오디오노트를 활용한 덕분에 저는 큰 흐름만 메모해가면서, 참석자 분들이 들려주시는 내용에 보다 집중하고 포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포럼을 마친 후에 안명휘 수습기자가 정리한 내용과 제가 메모한 내용, 그리고 녹음된 음성 등 풍부한 재료를 바탕으로 포럼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블로터포럼이 보통 두 시간 이상 길게 대화가 이어지다 보니, 장시간 사용하면서 오디오노트의 단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포럼을 진행하는 도중에 오디오노트 앱이 갑자기 종료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녹음과 메모 내용이 자동으로 저장됐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은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앱을 실행하고 녹음을 시작하는 동안 녹음 내용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녹음에 의지해 큰 줄기 위주로 기록을 하던 저에게는 아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종료되는 문제가 앱의 불완전성 때문인지, 아이패드의 메모리 부족 문제였는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오디오노트와 사운드노트는 기능이 유사한 만큼 가격도 동일합니다. 아이패드 앱스토어에서 4.99달러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오디오노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동시에 지원하는 유니버셜 앱이기 때문에 한 번만 결제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두에서 설치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사운드노트는 아이패드 단독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오디오노트의 경우 이메일 공유 뿐만 아니라 아이튠즈를 통해서도 파일을 공유할 수 있으며, 아이폰, 아이패드 버전 뿐만 아니라 맥 버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맥 앱스토어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확장성 면에서는 사운드노트보다는 오디오노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반면에 오디오노트에서는 작성한 메모를 이메일로 공유하면 본문에 한글로 작성한 문서 내용이 깨져 보이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HTML과 TXT 문서로 제공되는 첨부파일에서는 한글도 문제 없이 확인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운드노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함께 두 앱에서 녹음한 음성 파일(m4a, caf 파일)을 PC에서 듣기 위해서는 애플 퀵타임 플레이어 등 해당 파일 형식을 지원하는 별도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순수하게 노트 필기 기능만 놓고 비교해보면, 오디오노트와 사운드노트 모두 녹음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일반적인 아이패드용 노트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노트 편집과 손글씨 입력, 북마크와 하이라이트 표시 등 노트 본연의 기능도 보다 향상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 밖에 드롭박스나 박스넷, 구글독스와 같은 클라우드 저장소 동기화 기능도 함께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노트 필기와 녹음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노트 내용과 녹음 내용을 정확하게 매칭시켜 주는 기능은, 두 앱을 기자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기에 충분합니다. 녹음기를 사용하는 기자들도 많이 있고 최신 휴대폰에서도 대부분 녹음 기능을 제공하지만, 노트와 녹음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녹음기나 휴대폰이 따라올 수 없는 기능입니다.
오디오노트와 사운드노트가 비단 기자들에게만 유용한 것은 아닙니다.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보다 상세하기 기록하고 싶은 학생, 중요한 회의 내용을 토시 하나 빠지지 않고 기록하고픈 직장인 등 활용도는 얼마든지 다양합니다.
아이패드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는 PC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노트(OneNote)가 이와 유사한 녹음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이크가 내장된 노트북을 사용하신다면 아이패드 없이도 필기와 녹음을 한 번에 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패드를 구입한 대학생이시라면, 새학기에는 오디오노트나 사운드노트를 활용해 보다 스마트하게 강의 내용을 필기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 미처 강의실에서는 테스트해보지 못했지만, 교수님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녹음 음질을 위해 매번 앞자리에 앉아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덕분에 상당히 부지런해지고 열심히 공부하게 되니 학점이 덩달아 올라가지 않을까 합니다.
또 이렇게 공들여서 녹음한 노트를 혼자만 보지 말고 아파서 강의에 빠졌던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준다면, 학점을 올리면서 과를 대표하는 훈남훈녀로 꼽히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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