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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사용자 김진명씨(28). 김씨의 아이폰 폴더엔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과 웹페이지를 포함해 수십개의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과 훌루, 유튜브, 넷플릭스 등 해외 동영상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볼 수 있는 방송이 수백개에 달한다.
이처럼 스마트폰으로 지상파 방송은 물론 DMB까지 시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해 방송시장 재편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방송, 라디오, 동영상 프로그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장터에서 방송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찾으면 국내외 수백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온다. 드라마, 스포츠, 교양, 애니메이션, 연예·오락물, 음악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응용프로그램도 있어 스마트폰 방송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지상파 DMB는 13개의 실시간 방송과 6개의 라디오 채널을 제공한다. 유료로 제공하는 위성 DMB 역시 방송과 라디오를 합친 채널 수는 40개에 불과하다.
그동안 DMB의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졌던 지상파 방송 제공, 수도권 내의 높은 수신율 역시 쏟아지는 스마트폰 방송에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MBC는 스마트폰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SBS는 유료 응용프로그램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KBS·EBS의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무선인터넷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의 등장과 이동통신사들의 통신망 고도화로 스마트폰 방송의 무한 확장은 이제 출발선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토종 기술인 DMB가 설 땅을 잃어가는데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어 문제다. 다음 달 1일 개국 5주년을 맞는 지상파 DMB는 스마트폰 방송에 밀려 이용자가 줄고 광고물량 역시 한계를 보여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정부가 재송신 계약을 업계 자율에 맡겨놓은 위성 DMB의 경우 지상파 방송 3사 중 MBC만 제공하면서 유료로 운영하고 있어 사정은 말할 것도 없는 상태다.
DMB는 우리나라에서 독자 개발한 기술로 세계 모바일방송 확산에 따른 수출과 전 국민 대상의 재난방송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체로 평가된다. 그러나 재난방송 관련법의 국회 계류, 방송법의 엄격한 규제, 광고물량의 한계, 누적적자에 따른 설비투자 위축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DMB 업계는 ＂손과 발을 꽁꽁 묶어놓고 링 위에서 싸우라는 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이희주 실장은 ＂DMB는 지상파 방송에 준하는 방송법의 규제를 받는데 쏟아지는 스마트폰 방송은 규제를 위한 개념 및 역무 정의, 불법복제에 따른 단속 등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대로는 세계 최고의 모바일방송 기술이라 할 DMB가 정작 한국에선 설 땅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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