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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T&T에게는 갤럭시S를 공급하면서...＂
이석채 KT 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해 다시 한번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예전보다 발언 강도는 많이 약화됐다. 삼성과의 협조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화해 제스쳐도 보였다.
이 회장은 12일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발표에서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미국의 AT&T는 갤럭시S를 공급받고 있지만 우리는 못하고 있다＂면서 애플 아이폰 도입 이후 서먹해진 삼성과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와이브로와 유무선 통신 등 각종 IT 솔루션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KT가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계속 필요하며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해, KT와 삼성전자가 협력할 수밖에 없는 관계임을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11월 아이폰을 출시한 뒤, 삼성전자의 단말기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쇼옴니아폰＇이 각종 편의측면에서 홀대를 받는 상황을 빗대 ＂쇼옴니아폰은 홍길동폰＂이라며, 삼성전자에 강한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는 지난달 말 경쟁사인 SK텔레콤에 단독 공급된 뒤 10일만에 20만대가 개통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곧 갤럭시L이라는 명칭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KT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AT&T도 15일부터 갤럭시S를 `캡티베이트＇라는 이름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독 KT만 `갤럭시S＇의 판매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모습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이다. 특히 KT 고객들은 ＂단말기 제조사가 원천적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차별정책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유는 서비스업체 길들이기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눈치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단말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SK텔레콤에 주고, 6개월 뒤쯤 KT에게 그 다음에 LG텔레콤에게 공급해왔다. 전문가들은 ＂ 삼성의 단말기 차별지급정책이 결국 통신사 1ㆍ2ㆍ3위 순위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 3G시대에 와서까지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KT의 아이폰 도입이 결국 삼성의 갤럭시 S 등 스마트폰 개발의 촉매제가 된 점을 고려할 때 삼성답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편 KT는 당초 7월중에 아이폰4를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정확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전 세계 대부분 제품들이 공급과잉 상태이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공급이 부족한 몇 안 되는 제품＂이라고 밝혀 공급부족 때문임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규제 상황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한국만이 갖고 있는 기준과 제도 때문에 세계에서 여러 가지로 뒤쳐지는 사례가 많다＂며 ＂와이브로도 8.75MHz에서 10MHz로 대역을 뒤늦게 확대하면서 인텔 등 세계의 많은 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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