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이동통신망 재판매(MVNO,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 제도 도입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MVNO의 시장 안착 여부를 결정할 이통망 도매가격 수준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의 입장이 달라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VNO는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MNO)로부터 통신망과 주파수를 도매로 구입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오는 9월 23일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시행과 함께 등장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MNO에 대한 재판매를 의무화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을 앞두고 시행령안과 고시안을 만들고 있으며, 7월 중 방통위 상임위원회에 그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MVNO는 정부가 지난 24일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에서도 밝혔듯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넓혀주려는 것이다.
MVNO의 등장은 이통시장에도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KT는 이통사로는 유일하게 MVNO 사업지원 설명회를 열고 과감한 데이터 도매가 인하 정책을 공개하는 등 MVNO의 등장을 시장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구상. 이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KT 중심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석이다.
이 제도의 성패는 저렴하고 특화된 MVNO 서비스의 등장 여부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MVNO 참여 사업자들이 어느 정도 사업성을 보장받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MVNO가 MNO로부터 망과 주파수를 구입하는 도매 대가 산정기준이 신규사업자의 사업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MVNO 도입과 관련 최근 SK텔레콤만 도매제공 의무사업자로 지정하기로 방침을 확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SKT의 도매 대가 기준은 KT와 LG텔레콤의 도매 대가 수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MVNO에 대한 도매 대가는 소매가에서 일정 수준을 차감하는 리테일(Retail) 마이너스 방식. 그러나 케이블TV 업계 등 MVNO 참여 희망 업체들은 그동안 일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코스트(Cost) 플러스 방식을 요구해 이통사와는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도매 대가 기대수준도 MVNO와 MNO간 차이가 워낙 커서 방통위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MVNO 참여 희망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소한 소매가의 마이너스 60%는 돼야 사업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 관계자는 ＂음성전화의 도매대가는 소매가에서 마이너스 30%를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아직 구체적인 도매 대가 수준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마이너스 30% 선에서 도매 대가 수준의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KT를 비롯한 이통사들이 음성보다는 데이터 중심의 MVNO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MVNO 희망업체들은 ＂음성은 기본＂이라는 입장이어서 시각차가 있다.
이밖에 도매 대가 산정 기준 시점을 두고도 신경전이 팽팽하다.
또 다른 MVNO 참여 희망 업체의 관계자는 ＂올들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데이터 패킷당 소매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중인데 도매 대가 산정 기준 시점을 특정 시점으로 정하면 오히려 시장에서 소매로 구입하는 것보다 비싸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방통위가 고민하는 부분은 도매 대가 산정 외에도 MVNO가 통신망과 주파수를 MNO로부터 도매로 구입해서 다시 판매하는 `재재판매＇와 종교단체 등 특정 단체가 특정인에만 판매하는 `자가판매＇ 허용 여부다.
재재판매와 자가판매 등에 대해서 MVNO 참여 희망 업체들은 대체로 허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MNO는 부정적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재재판매는 불법 다단계로 악용돼 시장 질서를 문란하게 할 수 있으며, 자가판매는 MNO의 수입기반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브로에 기반한 제4이동통신사 출현도 MVNO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방통위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 허가 신청을 접수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은 와이브로 망을 구축, 이를 기반으로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MVNO에게 망을 임대하거나 도매로 판매한다는 방침. 이 같은 KMI 등장이 MVNO 활성화에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방통위는 보고 있다.
MVNO 제도가 오는 9월 23일부터는 법적으로 도입되지만, 연내에는 이렇다 할만한 MVNO 서비스가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제도가 시행되면 이후 MNO와 MVNO가 3개월간 도매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협상 기간을 갖기 때문에 MVNO가 본격 영업을 시작하려면 일러야 내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MVNO 활성화를 통해 통신 서비스 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확대하는 한편 통신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당장은 7월 공개될 도매 대가 산정 기준에 업계의 이목이 주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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