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jrigjwwe9r0UNIMO_MULTIBOARD:Brd_Contents ＂유심(USIM) 칩이 뭐길래?＂3세대(3G) 이동통신 단말기마다 장착된 범용가입자식별모듈, 이른바 `유심＇이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을 뒤흔들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방송통신위원회의 오랜 제도 개선 요구에도 불구, 차일피일 미뤄만 오던 유심 완전 개방의 물꼬를 트고 나서면서 새로운 시장 환경 조성의 가능성이 부상하게 된 것.
SK텔레콤과 KT 양사는 27일 올해 하반기와 내년초까지 휴대전화 없이 유심만으로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통할 수 있게 해, 고객이 사용하고 싶은 휴대전화에 유심을 끼워넣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올해 6월부터 신규가입이나 기기변경 기준일로부터 익월 말까지 타사 휴대전화와의 유심 호환이 불가능한 기간제한을 없애는 한편,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외국 이통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풀겠다는 방침이다.
유심 단독 개통이 허용되면 고객은 휴대전화 없이도 이통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져 보다 편리한 통신서비스 이용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가정 내에 여러 잠자는 중고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경우 자녀들의 휴대전화 서비스 신규 가입 등 경우에 새 휴대전화를 구매하지 않고도 유심만 개통해 큰 부담 없이 통신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당장 가시화되긴 어렵지만 유심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편화되면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통신서비스 정액 이용권 등 다양한 유형의 신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렇게 통신서비스 유형이 다양화하면 의무 사용기간 약정이 보편화된 현 서비스 유통 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가입자가 유심을 통해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바꿔타게 되더라도 현재의 유통구조가 단기간에 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통신업체들이 서비스 융합의 추세에 부응해 유심을 근거리 통신이나 결제를 위한 NFC칩 등 진일보한 서비스 형태로 발전시키게 되면 통신서비스의 수익기반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심칩을 통해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갈아타는 `휴대전화 스와핑＇은 유럽이동통신(GSM) 서비스에서는 이미 보편화 돼 있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현재 국내 이통서비스 시장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보조금을 내세운 업체들의 서비스 관행에 의해 제한돼 있는 구조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정책연구실의 변정욱 연구원은 ＂우리 시장은 휴대전화 단말기 제품과 이통서비스가 분명히 별개의 상품과 서비스임에도 이를 이용하려면 이들을 묶어 구매하도록 소비자들이 강요당해온 측면이 있다＂며 ＂유심의 개방은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과 편익 증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심의 개방이 가져올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경우 휴대전화 보조금 부담 없이 시장 진출이 가능해져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또한, 완전한 유심 개방을 전제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배타적으로 행사해온 휴대전화 라인업도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변 연구원은 ＂단말기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면 보조금 지급 관행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통사들이 유심을 아무 조건 없이 개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구조와 시장지배력을 통해 `갑＇의 지위를 누려온 대형 이통사들이 그 강점을 일거에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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