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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하려는 대기 수요가 몰리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소강상태다. KT가 내놓은 아이폰 열풍이 눈에 띄게 식었고, SK텔레콤이 아이폰의 대항마로 출시한 모토로이도 기대만큼의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시장에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온 아이폰의 하루 판매량이 2000여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은 지난해 11월 예약가입 당시 이틀만에 2만7000여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하루 5000여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던 아이폰은 지난 1월 말 하루 가입자가 3000여명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거듭해왔다. 판매 한 달만에 20만대에 달했던 아이폰 가입자수는 현재 32만대 수준으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이처럼 아이폰의 판매량이 감소한 가장 큰 원인은 안드로이폰을 구입하려는 대기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SK텔레콤이 올해 12∼13종의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KT도 8종 가량의 안드로이드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LG텔레콤 역시 5종 이상의 안드로이드폰 도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아이폰 구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을 독점 공급해온 KT 입장에서는 당장 아이폰의 마케팅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아이폰 출시로 껄끄러운 관계에 놓인 삼성전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KT는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놓고 애플과 협상하면서 2년 동안 50만대 판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당 보조금이 50만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폰 공급을 위해 2년간 2500억원을 KT가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아이폰과 관련된 각종 판촉행사, 언론 광고, 대리점 전용 판매대 등도 모두 KT가 부담하고 있어 홍보와 부대비용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KT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휴대폰 중 유일하게 하루 2000∼3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은 아이폰 밖에 없다＂며 ＂꾸준히 매출이 이어지고 내부적으로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아이폰의 대항마로 내놓은 모토로이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모토로이는 국내 첫 안드로이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지난달부터 10일간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2만여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당초 예약판매 기간 동안 5만여명의 가입자를 모을 것으로 자신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SK텔레콤은 현재 모토로이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3만여대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의 열풍이 한풀 꺾인 데다 모토로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 역시 뜨겁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휴대폰 시장의 규모에 비춰봤을 때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을 비교해 보고 구입하려는 대기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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