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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진행 중인 2000억원 규모의 와이브로 확장사업이 삼성전자, 화웨이, ZTE 등 3개 업체로 압축되면서 중국 장비업계의 국내 와이브로 시장입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포스데이타로부터 와이브로 기술을 이전받은 세아네트웍스는 기술소유권 문제로 중도 탈락, 자칫 공들여 개발한 국내 원천기술이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KT가 발주한 와이브로망 전국 84개시 지역 확장사업의 입찰제안서 마감 결과, 삼성전자와 중국의 화웨이, ZTE 등 3개사가 사전장비시험평가(Pre-BMT) 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이번 평가가 끝나는 대로 다시 2개 업체를 선정, 3개월 동안 장비개발을 진행한 뒤 최종 장비시험평가에 들어갈 계획이다.
KT로서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해온 국내 와이브로 장비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을 겸비한 중국 업체들이 신규 진입함으로써 향후 와이브로 장비 수급및 가격책정 등에서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전평가를 통과한 3개 업체중에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선정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와이브로 시장 진출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화웨이로서는 KT의 장비평가 작업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국내 와이브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각종 장비특성 및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세계 와이브로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독무대이자 와이브로 종주국인 한국에 진출하는데 따르는 이미지 개선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의 선전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업체인 세아네트웍스가 입찰에 탈락함으로써 국내 와이브로 산업의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고 있다.
세아네트웍스는 지난해 와이브로 사업에서 손을 뗀 포스데이타로부터 관련 인력과 업무를 넘겨받아 와이브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원천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보유한 업체만 장비시험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는 KT의 입찰조항에 가로막히면서 사전평가도 치루지 못하고 탈락했다. 세아네트웍스 관계자는 ＂포스데이타의 인력과 장비를 이전받아 의욕적으로 입찰에 나섰지만 시험조차 쳐보지 못하고 탈락한 셈이 됐다＂며 ＂이번 입찰 탈락으로 당분간 해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사자인 KT도 세아네트웍스의 입찰 탈락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KT 관계자는 ＂입찰 이전부터 기술소유권 이전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많았다＂며 ＂하지만 모든 장비 발주에 일괄적으로 규정을 적용하는 원칙 때문에 개별 업체를 위해 예외를 둘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과거의 인프라 구축사례가 중요한 통신장비 시장의 특성상, 국내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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