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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최대 250Mbps 속도 100m까지 전송 가능
블루투스, 저전력설계ㆍ호환성 무기로 시장 수성
무선랜 기술의 대표주자인 와이파이(Wi-Fi)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대명사인 블루투스(Bluetooth)가 흥미로운 대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선랜 시장에 주력해왔던 와이파이 진영이 블루투스의 텃밭인 근거리 무선통신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차세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와이파이 다이렉트＇와 `블루투스 3.0＇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의 새로운 강자, 와이파이 다이렉트〓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는 지난 10월 와이파이 기술을 이용해 기기간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새로운 통신 규격인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인텔, 애플, 시스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와이파이 무선랜 기술협회입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보다 넓은 전송범위와 빠른 속도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블루투스가 최대 3M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데 비해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802.11n 무선기술을 활용, 최대 25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전송거리도 블루투스 보다 10배 이상 넓어 100m 이내에 있는 휴대폰과 프린터, 컴퓨터, 헤드폰 등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데 필수장비였던 무선공유기, 즉 액세스포인트(AP)가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휴대폰과 TV에 모두 와이파이 기능이 장착돼 있어도 서로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액세스포인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액세스포인트 없이도 각종 기기를 와이파이로 연결해주는 기술이 있기는 합니다. `애드혹(Ad-hoc)＇이라는 이 기술은 얼핏 와이파이 다이렉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전송속도가 11Mbps에 불과하고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으로 인해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최신 무선랜 규격인 802.11n은 물론 WPA2, WPS 등과 같은 최신 암호화 기술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핸즈프리, 헤드셋 등에 국한됐던 블루투스와 달리 다양한 가전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입니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통신규격이 완성되면 와이파이 다이렉트 인증을 받지 않은 기존 와이파이 기기끼리의 접속도 지원할 방침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와 넓은 전송범위를 갖춘 와이파이 다이렉트가 보급되면 기존 유선 케이블을 대체하는 한편 블루투스 시장을 급격히 잠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블루투스 진영, 최신 기술로 맞불 공세〓와이파이 진영이 블루투스 시장을 겨냥해 새 기술을 출시한다고 밝히자 블루투스 진영은 기술적인 장점과 높은 보급률을 강조하며 시장 수성에 나섰습니다. 우선 블루투스 기술 인증협회인 블루투스SIG는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우선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과 전력소모 문제가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블루투스의 가장 큰 장점인 저전력 설계가 와이파이 다이렉트에서 구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와이파이 다이렉트는 전송범위가 넓은 만큼 전력소모율도 블루투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루투스 진영은 최대 24M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는 최신 블루투스 규격인 `블루투스 V3.0 +HS(High Speed)＇를 내놓으며 속도 경쟁도 자신하고 있습니다. 새 규격은 올해 안으로 칩셋 생산에 들어가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블루투스 진영은 대중적인 인지도와 시장보급률 등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블루투스SIG에 회원으로 가입한 회원사는 1만2500여개로, 지난 10년 동안 블루투스 기술을 탑재한 제품만 30억개에 달합니다. 판매량도 지난해 10억5100만개에 이어 올해는 11억2900만개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꾸준한 판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오는 2013년까지 전 세계 블루투스 모듈 출하량은 연평균 13.4%의 성장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 vs. 블루투스〓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는 오는 2014년 전체 블루투스 칩셋의 판매량이 20억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중 휴대폰의 70%, 넷북의 83%가 블루투스 칩셋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반면 와이파이 칩셋의 판매량은 15억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ABI리서치 필립 솔리스 연구원은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의 두 칩셋의 평균 가격이 낮아지면서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FM 송수신, GPS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칩셋 역시 널리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블루투스 진영에서는 와이파이 다이렉트의 등장이 분명 눈엣가시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기술이 어느 정도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겠지만 고유의 영역에서 특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두 기술 모두 장단점이 있는 만큼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어쨌든 소비자로서는 첨단 무선통신 기술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긴 합니다. 어린 시절 영화에서나 보던 선 없는 세상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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