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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의 서버 시장 진출로 세계 유선 통신장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HP가 쓰리콤을 전격 인수한 데 이어 IBM의 주니퍼 인수설이 흘러나오면서 결국 유선통신장비 시장이 시스코, HP, IBM의 `3강 체제＇로 굳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P는 내년부터 통신장비 시장에 대한 대폭적인 투자를 단행해 시스코의 아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달 11일 쓰리콤 인수를 발표한 뒤 나온 통신장비 시장 공략의 공식적인 행보다.
HP 네트워크사업부 마리우스 하스 부문장은 ＂HP가 통신장비 시장의 핵심주자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내년부터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P는 쓰리콤 인수로 벌써부터 시스코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라우터, 스위치 등 유선 통신장비 분야의 모든 제품군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다 기존에 쓰리콤이 인수한 티핑포인트의 침입방지시스템(IPS)과 HP가 인수한 콜루브리스의 무선랜 장비도 통합 HP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전망이다. 또 최근까지 쓰리콤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IP텔레포니 솔루션을 확보하면서 통합커뮤니케이션(UC) 시장에서도 시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영상회의 시장에서도 HP의 할로(HALO)와 시스코의 텔레프레즌스의 격돌이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올 2분기 HP와 쓰리콤은 세계 스위치 시장에서 각각 9.9%와 1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스코의 43.9%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지만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하면 21.%로 독보적인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기존 쓰리콤이 약진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서의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현재 쓰리콤(21.6%)에 HP의 5.9%가 더해지면서 27.5%의 점유율로 전 세계 지역 중 유일하게 시스코(25.6%)를 추월할 전망이다.
통신장비 시장과 서버 시장에서 시스코와 HP의 전면적인 대결이 예고되면서 IBM의 주니퍼 인수설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시스코와 강력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주니퍼와 서버 시장 1위인 IBM이 기존의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모종의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세계 통신장비 시장과 서버 시장은 시스코, HP, IBM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P의 쓰리콤 인수로 기존 통신장비 업체와 서버 업체간의 협력을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며 ＂특히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HP의 공세는 결과적으로 시스코에 맞춰졌던 통신장비의 가격인하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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